posted by 짬냥이 2016. 3. 5. 21:04

오스트리아를 떠나서 독일 뮌헨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고 하는데 여권 검사를 한다. 솅겐 조약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인데, 그만큼 독일의 난민사태 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. 아무래도 그냥 입국심사를 제대로 받았는지랑 얼굴이 동일한지 정도만 검사하는 것 같았다.


잘츠부르크에서 뮌헨은 상당히 가깝고, 잘츠부르크는 독일에 아주 근접한 지역인지라 기차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핸드폰에는 독일로 넘어왔다는 문자가 도착했다.


뮌헨은 이전에 갔던 도시들과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. 내가 간 동네들이 비엔나 할슈타트 체스키크룸로프 프라하 부다페스트, 죄다 관광자원이 주가 되는 도시였다면 뮌헨은 공업으로 유명한 도시다보니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.


숙소는 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었고, 이번에도 운이 좋게도 이른 시각에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. 짐을 풀어놓고 먼저 내일 볼 오케스트라 표를 찾으러 갔다. 메일에는 역에 있는 투어리스트 인포에서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갔더니, 표를 발권해주는 사람들이 도이치 극장으로 옮겼다고 하면서 주소를 알려주더라. 근데 도이치 극장으로 갔더니 숙소 바로 옆이었다. 20분을 뱅뱅 돌아서 바로 옆으로 온 셈이었다.


예정된 일정을 좀 바꾸어서 노이에 피나코테크에 갔는데 알고봤더니 화요일은 휴무였다. 그래서 바로 옆의 피나코테크 데 모던을 갔는데 분명히 화요일은 휴무가 아닌데 문이 닫혀있다. 당황해서 찾아봤더니 참회의 화요일인가 하는 공휴일이더라. 레지던츠는 공휴일에도 연다고 하길래 갔더니, 마찬가지로 닫혀있다. 그래서 헹켈(흔히 말하는 쌍둥이칼)에 가서 쇼핑을 좀 하고 시내 중심가인 마리엔광장으로 갔더니 아주 축제판이다. 어지간한 가게는 아예 안하거나 2시까지만 영업한다고 적혀있다. 먹을 것과 마실 것을 파는 가게 빼고는 죄다 닫은 것 같다.





이왕 이렇게 된 거 맥주를 좀 마시면서 축제를 즐겼다.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죄다 축제를 위한 복장을 입고 즐기는 걸 보니까, 아 여기가 이래서 옥토버페스트의 본고장이구나 싶더라. 빅투알리엔 시장을 갔더니 더더욱 시끌벅적하고 정신이 없다. 호프브로이하우스라는 큰 맥주집을 그냥 구경만 했는데 정말로 크다. 너무 정신이 없다보니 피곤해서 일찍 숙소에 돌아왔다.






근데 맥주도 체코가 훨씬 더 맛있고 싸고, 소시지도 독일 소시지가 그리 맛있거나 특별하지도 않더라. 맥주와 소시지가 유명한 건 맥주와 소시지가 맛있어서가 아니라, 다른 것들이 맛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. 마치 영국의 피시 앤 칩스가 유명하듯이. 필스너에 가서 체코를 마시고싶은 하루였다.